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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취미/독서

독서법

최근에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답변을 준비하면서 제 독서법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저는 얕은 지식은 지양합니다.

지대넓얕은 입문자에게는 매력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좁고 깊은 지식을 추구합니다.

극은 통합니다.

무한히 넓으면 깊은 것과 통할 수도 있지만, 경험상 그런 분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 분야를 깊이 알면 나머지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골프 천재와 농구 천재는 서로 대화가 될 수 있습니다.

최고에 오르기 위해 분야는 다르지만 비슷한 수준의 노력을 했을 테니까요.

동네에서 농구, 축구, 골프, 야구, 배드민턴, 럭비 등을 골고루 주전급으로 하는 사람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아는 사람은 다양한 곳에 어울리기 쉽지만 최고 수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등산과 같습니다.

얕은 동네 산을 수백번 오르는 것과 에베레스트를 한 번 오르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동네 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에베레스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같을까요?

동네 산에 오르기 위해 겪어야 했던 과정과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겪어야 했던 과정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경험을 줄까요?

어느 산에 오르는 것이 나의 근육을 더 단련시켜줄까요?

얕은 책 수 백 권을 읽는 것보다 깊은 책 한 권을 보는 것이 더 의미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얕은 책이 의미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를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에베레스트에 오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높은 곳에서 조망하고 싶다면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쉬운 책에서 시작해서 어려운 책으로 넘어갑니다.

한번에 에베레스트에 도전할 수는 없습니다.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동네 뒷산보다 올라야 합니다.

처음에는 동네 뒷산 오르는 것도 버겁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지역에서 유명한 산을 쫓아다닙니다.

근육이 단련되면 우리나라 최고의 산을 오릅니다.

힘들어도 참고 오릅니다.

그러면 나중에 정상에서 쉬며 목을 축일 수 있습니다.

단계적으로 가야합니다.

어려운 책을 추구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면 첫 페이지부터 탈진할 수 있습니다.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합니다.

혼자서 공부하면 고립되고 오해합니다.

험준한 고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은 사진을 남겨서 그곳이 정상임을 남들에게 납득시킵니다.

필요하다면 같은 산을 올랐던 이들 앞에서 그 과정과 정상의 지형을 설명해야 합니다.

만약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정상 등정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 산이 아닌가벼."

내가 산을 잘못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책으로 치면 내가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나름으로 정리하고 꼭 전문가와 대화를 하여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반성입니다.

대화를 할 때는 꼭 함께 공부했던 사람이나 전문가를 찾습니다.

동네 뒷산만을 올랐던 사람이 내가 올랐던 산이 에베레스트였는지 검증해줄 수 없습니다.


목적 독서를 합니다.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습니다.

나들 다 읽는다고해서 따라 읽지도 않습니다.

인생은 짧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무 책이나 다 읽으면 내 시간이 허비됩니다.

정확히 목적을 세우고 그 목적을 위한 독서를 합니다.

전문 등반가들은 하나의 산을 오르기 위해 몇 년씩 준비합니다.

내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삶의 목적, 독서의 목적에 맞는 책만 선별해서 읽습니다.


최근에는 칸트를 읽고 있습니다.

칸트를 읽기 위해 먼저 칸트 입문서를 읽습니다.

입문서도 사실 어렵습니다.

여러 권, 여러 번을 읽습니다.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칸트의 저서를 직접 읽을 예정입니다.

원서를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언어가 안되니 번역서를 봅니다.

두꺼운 책을 완역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다 읽고 나면 제 나름으로 정리합니다.

정리가 끝나면 이미 칸트를 잘 아는 분에게 가서 제가 잘 이해했는지 여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설명합니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다시 단문으로 정리합니다.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습니다.
-남들이 읽는다고해서 따라 읽지 않습니다.
-목적을 정하고 목적에 맞는 책을 읽습니다.(예를 들어 수업에 관심이 있다면 수업 관련 책만 내리 십여권 읽습니다.)
-얕고 넓은 지식은 피합니다.
-좊고 깊은 지식을 추구합니다.
-어려운 책을 읽습니다.(독서는 등산과 같습니다. 작은 뒷동산 수백번 오르는 것과 에베레스트 한 번 오르는 것 중 무엇이 더 의미가 있을까요? 어디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까요?)
-쉬운책부터 시작합니다.(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동네 뒷동산부터 올라야 합니다. 바로 험준한 고산을 오를 수는 없습니다.)
-이해 안되도 일단 읽습니다.
-얕은 책을 여러권 읽기보다 좋은 책을 여러 번 읽습니다.
-읽은 책을 내 나름으로 정리합니다.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합니다.
-내가 잘 이해했는지 전문가에게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