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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사의 성장을 위한 공동체

[교사의 성장을 위한 공동체]

성장을 위해서는 공동체가 필수적입니다. 위험한 공부 방법 중의 하나가 독학입니다. 독학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스스로 진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공부한 내용을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고립된채 공부한 사람들이 독선과 아집에 빠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가능하면 자신이 공부한 내용들을 사람들앞에 내놓고, 토론하고, 격려받고, 비판받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생각하던 것이 인정받는다면 그대로 큰 힘이 될 것이고, 비판을 받는다면 비판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더 정교화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는 교사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됩니다. 어제 대전-충청 지역 수업 동호회 “감동있는 교실 만들기(감동교)” 선생님들과 함께 1-2-3 매직을 나누었습니다. 감동교는 저에게 뜻 깊고 고마운 모임입니다. 초임 시절에 우왕좌왕하고, 학급 운영이 마음대로 되질 않아 지치고 힘들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베풀어주신 격려와 애정 덕분으로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2013년부터 2년 동안은 모임의 회장을 맡았습니다. 좋은 모임을 운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들이 1-2-3 매직 코리아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동교 선생님들의 내공은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금요일 오후 6시 반에 만나 밤 11시가 넘도록 공부했고, 이후에도 새벽 2시까지 맥공(맥주와 함께 공부)을 했습니다. 저도 새로운 것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공동체는 교사에게 정서적 유대와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Alderfer는 인간의 욕구를 E(Existence needs, 생존), R(Relatedness needs, 관계), 성장(Growth, 성장) 욕구로 위계화하여 제시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생존 욕구이고, 이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관계 욕구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차례로 관계 욕구가 충족되어야 성장 욕구가 발현됩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생존, 관계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 욕구가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3가지 욕구가 차례로 나타납니다. 교사의 성장 욕구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생존, 관계 욕구가 충족될 필요가 있습니다. 교실이 전쟁터와 같고, 학교가 직원인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교사는 방어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정도 생리적, 안전 욕구가 충족되더라도 인간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성장 욕구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이 단계에서 공동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교사의 성장을 위한 관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공동체입니다. 나아가 좋은 공동체는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다른 교사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여 함께 성장합니다. 

저는 여전히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정유진 선생님이 운영하는 행복교실 1년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행복교실에서 만난 50여분의 선생님과 옆반 성장교실에서 공부하는 20여분의 선생님들은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만나면서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도 나누고, 푸념도 하고, 자랑도 하고, 칭찬과 격려도 하고, 웃고 떠들기도 하고, 조언도 하고, 공부도 합니다. 우리는 이 모임에 소속감을 느낍니다. 소속감은 우리에게 연대의식을 만들어주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줍니다. 물론 자존감도 많이 향상 되었지요. 제가 성장하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부분부분마다 공동체가 함께했었습니다. 혼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일들을 동료 선생님들 덕분에 용기내어 도전 했었습니다.

교사에게 힘이 되는 공동체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이제는 참 좋은 교사 공동체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대한민국 5대 교사 학교라 불리는 행복교실, 성장교실, 참샘스쿨, 스텝매직, 빈스쿨이 좋은 예시입니다. 이 모임들은 교사들에게 생존 기술을 나누고, 관계 욕구를 충족시켜줄뿐만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에 제가 참여하고 있고, 운영하는 분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감사합니다. 저도 2017년에는 더 많은 교사들에게 힘이 되고, 지지가 되는 공동체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오늘 겨울에는 1-2-3매직 강사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책임지고 강사의 역량을 길러드리고, 강의 기회를 드릴 것입니다. 29살부터 강사 생활을 시작해 햇수로 5년차입니다. 지금까지 모인 강의 노하우와 자료들을 정리해서 1-2-3 매직 강사과정에 나누겠습니다. 1-2-3 매직에 관심있는 분들, 강의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분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주축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행복교실 지역 모임도 후원하고 싶습니다. 행복교실 7기에 열정적인 분들이 많으시니 함께 꿈을 꾸면 멋진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이제 성장을 위해서는 공동체가 필수입니다. 함께 가면, 혼자 갈 때보다 더 멀리, 더 즐겁게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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