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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취미/독서

용기를 전하는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서준호/6학년/초등교사/고학년/학급경영)


용기를 전하는 “서준호(2016).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1. 이 책은 예술품입니다.
최근에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 예술”을 읽었습니다.
듀이는 예술가가 경험한 재료들을 형식에 맞게 잘 담아내는 것이 예술품이라 말합니다.
교사에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얻은 경험들이 재료입니다.
서준호 선생님은 책이라는 형식으로 경험을 묶어냈습니다.
좋은 책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부분들을 신경써서 독자에게 감동을 줍니다.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는 구석구석에 작가의 정성과 관심이 묻어나는 책입니다.
제목에 붙은 느낌표는 확신을 주고, 표지의 ‘괜찮아요, 힘내요, 잘할 수 있어요!’를 비롯한 문구들은 위로를 주고, 알록달록하면서 편안함을 주는 표지의 색들은 용기를 줍니다.
책 안쪽을 열어보면 작가와 편집부에서 얼마나 이 책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문장, 사진, 쪽 표시, 장 표시마다 작가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작가의 손길이 느껴지냐구요?
자세한 것들은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해요.^^
좋은 음악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공연장에 가서 한 번 듣는 것만 못하잖아요.

2. 이 책은 구성이 풍성합니다.
0장+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0장 “6학년 담임, 이렇게 준비해요!"에서 이 책을 준비한 작가의 의도가 느껴집니다.
많은 책들이 독자를 설득하려고 해서 피로감을 줍니다.
독자를 설득하는 명확한 작가의 의도를 피력하는데 초점을 두는데, 무작정 받아들이기만 해야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기 전에 예상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참 친절한 작가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의 마음을 살핍니다.
작가는 실제 교사들이 6학년 담임에 대해 겪고 있는 두려움과 기대에 목소리를 기울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꽃을 건네는 예비 신랑처럼 무릎을 굽히고 독자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네고 귀를 기울입니다.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자신이 준비한 이야기를 살포시 건네 줍니다.
그리고 따뜻한 문장으로 독자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줍니다.
나머지 4개의 장들도 6학년 담임이 고민할만한 문제에 도움이 될 내용들로 꽉 차 있습니다.
본론이 담긴 4개의 장들은 분리하고 자세히 쓰면 하나의 책들로 나눠도 될 만합니다.
첫주에 학급을 내실있게 세우는 방법, 아이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한 해를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활동들, 긴급한 상황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문제 해결법들이 담겨 있습니다.
6학년 담임이 아니더라도 교사라면 모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입니다.

3. 이 책은 사진이 매력적입니다.
사진은 매우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매체입니다.
사진을 보면 촬영한 사람의 의도와 마음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작가는 전작에서도 사진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사진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피차세가 되는 것은 작가가 가르치는 아이들입니다.
작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비교적 평온하고 관조적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프레임에 잡히는 아이들의 표정입니다.
촬영 당하는 인물은 부득이 촬영하는 사람과의 교감이 사진에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담긴 아이들의 얼굴에는 진짜 감정들이 살아있습니다.
촬영하는 교사를 아이들이 신뢰하고 있음이 느껴지고, 안정감이 듭니다.
이 책을 쓰고, 직접 사진을 찍은 작가는 아이들의 안정되고 온전한 감각을 이끌어 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사진 속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서 웃고 있고, 아이들이 놀이하면 움직이는 사진에는 진짜 역동이 있고, 아이들의 작품에는 진짜 아이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것은 사진에 담긴 아이들의 표정을 이끌어 내는 작가의 교사로서의 능력입니다.
책쓴이는 좋은 작가, 사진가, 상담가이기 전에 좋은 교사입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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