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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취미/독서

모모

두려움 이겨내기.

미하엘 엔데의 모모입니다.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이번에 강신주 교수의 칼럼 '비상경보기-일중독 사회, 우리는 더 행복해졌나'를 읽으면서 내용이 궁금해져 급하게 주문하고 읽어봤습니다. 아이들과 떠난 수학여행 중 버스 안에서, 숙소에서 틈틈이 읽었습니다. 이틀만에 다 읽었으니 빨리 읽혔네요.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빨리 읽을 수 있는 글입니다.

모모를 읽으면서 계속 간디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 글 자체가 독립적인 텍스트로 읽히기 보다는 한 문장이 계속 와 닿더군요. 글의 중간 중간 '두려움을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가 계속 나옵니다. 이는 간디가 자주 이야기하던 메시지와 동일합니다.

모든 두려움은 사람을 비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진심과 다른 행동들을 얼마나 많이 하나요. 두려움 때문에 상사 앞에서 비굴해지기도 하고, 두려움 때문에 불의를 못 본 척 넘어가기도 합니다. 또 내가 피해볼까 두려워서 다른 사람에 호의를 베풀지 못하기도 하고, 내가 상처받을까 걱정되는 두려움에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마음 표현조차 못하기도 합니다.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는 알랭드보통의 '불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통은 현대인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파헤칩니다. 그 불안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는 지위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지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무시 받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항상 불안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잘 나가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과는 다르게 그냥 평범한 사람일수도 있지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 상태가 큰 문제가 되어 자기 자신을 공격합니다. 내 스스로 나를 인정하지 못하니 다른 이들이 인정해주길 바랍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으니 불안한 겁니다. 두려움과 연결시켜서 생각해보면 다른 이들에게 무시 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에 불안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 두려움과 불안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실존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서 나를 자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나를 연결하는 선을 과감하게 끊어버리고 내 자신을 독립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구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모습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과 상관없이 내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긍정하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니까 불안한 것입니다.

'두려움을 버려야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저의 화두였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자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모모를 읽으면서도 그랬습니다. 책 중간에 반복되는 '두려움을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가 반복될 때마다 내 안에 차 있는 두려움들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평생을 가도 전혀 두려움없이 사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두려움'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었지만, 자본주의의 문제,관료주의의 비인간성, 대화와 상담의 본질 등 숨겨진 메시지가 많네요.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제가 읽던 책을 건내주고 이야기나누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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