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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한 교사-학생 관계 개선
 

현실

<사진 출처 : 교육희망 http://news.eduhope.net/>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주도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최근 이슈입니다. 선배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도 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더군요.


“야, 이번에 학생 인권 조례 말도 안되는 거 아니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세요?”
“당연하지. 이건 완전 애들 풀어놓겠다는 거 아냐. 안 그래도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기 힘들어 죽겠는데 애들 하자는 데로 다해주면 공부는 어떻게 시키냐. 학생 인권 조례안대로 하면 선생님이 학생 두발이나 복장 보고 뭐라고 하면 학생이 고발할 수도 있다던데?”
"
그래요?”
"
말도 안돼 이건. 아이들에게 인권이 있는 것은 맞아. 하지만, 충분히 성인이 되었을 때 그에 맞는 인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거 아냐? 아이들은 아직 인권을 보장받기에는 어리잖아. 선거권도 나이가 돼야 주는 건데, 애들 어린데 인권 다 보장해주면 교육은 어떻게 시키냐?”


설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는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박선생, 이번에 서울에서 실시하는 학생 인권 조례안 어떻게 생각해?”
“저는 꽤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선진국에서는 학생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나요?”
“그러니까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 실시하고 있는 사항이라 이거지?”
“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인권을 준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르는데? 우리 나라가 선진국도 아니고.”

 

<선생님만 잘 따라와!>

  학생 인권 조례에 대한 핵심 쟁점은 학생에 대한 통제권입니다. 반대 측에서는 교육을 위한 학생의 효과적 통제를 위해서 조례를 반대합니다. 말인즉슨, 학생 인권 조례대로 학생들의 인권 다 보장해주다가는 교실 붕괴만 가속시킨다는 거죠. 통제권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찬성 측에서는 두발, 복장 등의 요소는 학생들의 통제와 하등 관련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머리를 염색하고 기르고 옷을 어떻게 입건 간에 그것은 학생들의 기본권일지 뿐이지 교육과는 무관하다. 나아가 교육당국에서 학생의 기본권을 통제하는 것은 비인권적 처사라고 주장합니다. 인권과 통제는 무관하며 오히려 과한 통제는 학생의 인권 침해라는 것입니다.

  이번 논의에서 선생님이 학생에 대한 통제권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는 교육 현실이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통제 불가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음 약한 선생님들이 기 센 학생들에게 휘둘려 눈물 흘리는 모습도 현장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과거에 힘을 내세운 권위와 체벌로 학생을 지도하던 시절을 지나 민주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하는 교사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학생들을 만나고 방황합니다. 예전에는 막말로 말 안 듣는 놈은 때려잡아서라도 가르치면 됐지만, 이제는 그 방법이 통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교사가 매를 들 때 카메라가 같이 올라오고, 경찰보다 무서운 여론과 인터넷이 교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민주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을까?

존듀이

진보주의 교육 철학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존듀이(John Dewey)는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5단계의 문제해결 과정을 제시합니다. 문제 제기 단계-문제 규정 단계-가설설정 단계-가설 실행 단계-가설 적용 및 검증단계의 과정. 교육학 공부하면서 들어보셨죠? 이 내용을 발전시켜 길패트릭(Kilpatrick)은 목적설정-계획-실행-평가의 과정으로 프로젝트 메서드를 개발하였습니다. 폴리아(Polya)는 문제 해결 수업 모형을 수학과에 접목시켜 많은 효과를 보았지요. 이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변형으로 문제 해결 교수 학습 방법을 발전시켰습니다.

존 듀이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성격은 조사할 수 있고 대안이 있으며 가설이 설정되고 자료수집이 가능하며 일반화가 도출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로 사회생활속의 현실 문제를 거론하는 문제단원(인권 문제나 환경보전 문제)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 교수-학습 모형에서 주제는 학문적 이론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부딪히는 현실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론을 연구하기 보다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지요. 이점이 문제 해결 교수-학습 모형의 장점이자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실제 문제를 학습 주제로 하는 전기를 마련해 주었지만, 학습 내용이 학문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본문에서는 힘을 이용한 학생의 통제 방법이 지양되는 현실에서 문제 해결 교수-학습 모형을 통해 학생들과의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문제 해결 교수-학습 모형은 여러 가지 변형이 있지만 주로 6단계로 이루어집니다.

①문제사태

②문제형성

③가설설정

④가설검증

⑤문제해결

⑥ 반성 및 발전


① 문제사태 :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입니다.
② 문제형성 : 문제를 핵심을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③ 가설설정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설을 설정합니다.
④ 가설검증 : 가설의 장점, 단점을 파악하여 검증합니다.
⑤ 문제해결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합니다.
⑥ 반성 및 발전 : 문제 해결 과정을 반성하고 평가합니다.


작년에 6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며 실제로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키가 작지만 동작이 날랜 정군은 평소에 선생님에게 예의가 바르고 애교가 많은 학생이다. 연예인을 따라하는 것인지 비대칭으로 자른 앞머리로 왼쪽 눈을 반쯤 가리고 다니며 점심시간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한다. 포지션은 항상 공격수다. 어쩌다가 혼날 일이 생겨도 선생님 앞에서 순진한 웃음을 지으며 “선생님~ 잘못했어요.”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영화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학업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성적이 뒤에서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는 것.
  하루는 정군이 몸이 아파서 결석을 하였다. 쉬는 시간에 평소 정군이랑 같이 다니던 남학생이 오더니
"선생님, 정군 안 오니까 속이 다 시원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정군, 진짜 짜증나요. 걸핏하면 욕하고 친구들 괴롭히고 완전 깡패에요.”
“그래? 너도 평소에는 정군이랑 같이 다녔잖아. 점심시간에 축구도 같이 하고. 선생님은 너희 둘이 친할 줄 알았는데.”
“헐. 친하긴요! 저 걔 진짜 싫어요. 같이 안다니면 욕하고 때리니까 같이 다니는 거라구요. 애들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그러니?”
수업 시간이 되어 학생들에게 물었다.
“정군이 오늘 아파서 학교에 못 왔네.”
“선생님, 정군 안 오니까 교실이 훨씬 조용해요.”
“정군 안 오니까 너무 좋아요.”
“정군 아예 학교 안 오면 좋겠어요. 내일도 안 오면 안돼요?”
“축구할 때 공격수 안 시켜주면 막 욕해요.”
“퇴학시켜버려요.”
   
순식간에 성토대회가 열렸다. 아이들은 정군이 선생님 앞에서만 착한 척 하고 뒤에서는 아이들 괴롭히고 무시무시한 욕만 하는 깡패란다. 무슨 욕을 하느냐고 물으니 차마 입에도 올리기 싫단다.


① 문제사태 : 문제를 인식합니다. 평소에는 문제없이 지내던 것 같던 정군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깡패로 불린답니다. 너무 많은 불만들이 쏟아져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평소에 불만을 표현할 기회가 없던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억울하고 화났던 일들을 쏟아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불편한 문제는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욕하는 거라고 합니다. 정군이 욕만 안 해도 학교 다닐 맛이 나겠답니다. 다른 문제들을 차차 해결해 가기로 하고 욕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② 문제형성 :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단계입니다. 학생은 문제로 여기지 않는데 선생님만 문제로 여긴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학생도 고쳐야할 문제로 인식하고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다음날 건강한 모습으로 정군이 학교에 등교했습니다. 선생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언제쯤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점심시간은 아이들이랑 축구해서 안 된다고 합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어떠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면 하교를 늦게 할 텐데 그래도 괜찮으냐고 물어보니 상관없답니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정군을 옆 자리에 앉혔습니다.
“정군, 몸은 좀 괜찮니?”
“네.”
“정군, 선생님이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
“네.”
“정군, 우리 반에서 가장 욕을 많이 하는 사람이 누구인 것 같아요?"
“그건 왜요? 누가 뭐라고 해요?”
“아니, 그냥 정군 생각이 궁금해서”
“음……. 저요.”
“정군이 욕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
“네.”
“정군, 선생님은 정군이 친구들에게 욕을 하는 게 좋지 않은 점이 있는 것 같아. 고쳤으면 좋겠어. 동의하니?”
“네. 한 번 해볼게요.”


③ 가설 검증 : 문제를 확인한 뒤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생각해 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때는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합니다. 브레인스토밍의 원칙은 비판금지, 자유분방, 수량추구, 결합개선입니다. 학생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물어보고 선생님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이 와중에 절대 평가하거나 중간에 의견을 중단시켜서는 안 됩니다. 혹 아이들이 너무 과하거나 가벼운 의견을 내놓아도 받아주어야 합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장난스러운 대안을 제시할 때 분위기는 재미있어집니다.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여주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이 가볍게 뱉은 말에 대한 선생님의 수용적 태도에서 수용받는 느낌을 받게 되어 더 깊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욕을 안 하면 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구두로만 이루어진 약속을 지킨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벌칙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학생이 학급 규칙을 잘 지키는 학생이라면 이런 상담을 할 필요도 없겠지요. 학생들이 약속을 더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굳이 벌칙을 정하지 않아도 학생이 약속을 지킨다면 벌칙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
“앞으로는 욕을 안 할게요.”
“좋아. 그러면 우리가 약속을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간단한 규칙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예를 들어서 벌칙 같은 거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해 보자.”

학급 화폐로 벌금내기, 친구에게 큰 절 세 번하여 사과하기, 남아서 반성문 100장 쓰기, 하루 동안 청소하기, 운동장 10바퀴 돌기, 오리 걸음 , 앉았다 일어나기 10번 등이 나왔습니다.


④ 가설검증 : 이 단계에서는 전 단계에서 제시된 문제 해결책의 장단점을 분석해보고 조정하게 됩니다. 각 대안에 따라서 장점만 있을 수도 있고 단점만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과 함께 각 대안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해 봅니다. 이 단계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왔던 현실성이 부족한 대안들도 걸러내게 됩니다. 각 대안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면서 전혀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벌금내기 좋은 점이랑 안 좋은 점을 뭘까?”
“음. 벌금 내는게 저는 편한데요. 왠지 약속 안 지킬 것 같아요.”

가설(해결 방법)

장점

단점

벌금내기

어려운 벌이 아님

안 지켜도 될 것 같음

친구에게 큰 절

 

자존심이 상함

반성문 100장

욕 절대 못함

하루 종일 써도 안 됨(불가능)

하루 동안 청소하기

교실이 깨끗해짐

어려운 벌이 아니라 지키지 않을 것 같음.

운동장 10바퀴

체력에 도움이 됨

힘이 듦

앉았다 일어나기 10번

체력에 도움이 됨

너무 쉬워서 지키지 약속을 안 지킴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사과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저도 괜찮아요. 근데 큰 절하는 건 싫어요.”
“그러면 어떡하면 좋을까?”
“사과하고 욕 한 번 할 때마다 사과하고 캠페인(복도에서 친구들에게 욕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것) 5분씩 할게요.”
“그래. 지킬 수 있겠니?”
“네.”


⑤ 문제해결 : ④가설 검증 단계에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합니다. 약속을 이행할 때는 선생님이 몇 차례에 걸쳐 약속을 상기시켜주어야 합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에 “정군, 우리 약속한 거 기억나지?”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무슨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듯이 “에이~그럼요. 선생님. 절 바보로 아세요?”하고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오전에는 아무 일이 없이 지나갔고 점심 식사 전에 다시 약속을 상기시켰습니다. 정군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끝날 무렵 정군이 축구를 하다가 욕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정군, 우리 약속한 거 있지?”
“네.”
“욕 몇 번 했어?”
“두 번이요”
“그래”
더 말할 것도 없이 자기가 알아서 다음 쉬는 시간에 10분 동안 캠페인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 교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이 욕을 어겼다는 사실에 화를 내거나 훈계해서는 안 됩니다. 함께 만든 약속을 이행하는 수준에서 머물러야 합니다. 그러면 학생은 몇 번은 약속을 어기더라도 벌칙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되면 습관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교사가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면 학생과의 관계가 멀어집니다. 학생과의 관계가 멀어지면 학생은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켜야할 필요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⑥ 반성 및 발전 : 생활지도를 하다보면 마지막 단계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으면 평가 단계를 빠뜨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마지막 단계는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학생이 자신이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에 대해서 자긍심을 갖게 만들어줄 수 있고 전체적인 문제 해결과정을 메타인지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또, 선생님이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활동을 통해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가치의 내면화가 이루어집니다.
  정군에게 약속을 종종 상기시켜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약속 확인 기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첫날에는 세 번 정도 약속을 상기시켜주었고, 다음 날에는 두 번, 다음날에는 아침에만, 다음에는 며칠이 지나서 물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군은 몇 번 약속을 어기기는 했으나 점점 문제 행동이 줄어들었습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난 뒤에 정군을 잠시 불렀습니다.
“정군, 요즘에는 욕 많이 안하는 것 같네.”
“그럼요, 선생님. 제가 욕 안 하려구 얼마나 노력하는데요.”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네, 욕 하려다가도 벌 받을 것 같아서 안 해요.”
“욕을 안 하니까 어떤 점이 좋은 것 같아?”
“음. 친구들이랑 조금 더 친해진 것 같구요. 화도 더 참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정군이 욕을 안 해서 너무 좋다고 하더구나.”
“제가 원래 인기가 많잖아요. 히히.”
“앞으로는 욕 많이 안하겠네.”
“그럼요. 저를 뭘로 보시구요.”
  정군은 후에도 욕을 전혀 안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 많이 줄었습니다. 친구들이 정군에 대해 성토하는 문제도 사라졌습니다.


우리를 응원하며

  피라미드에 보면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문구가 있다지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이 어렵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어느 정도 수준의 통제는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학생 인권조례 제 4조(책무) 3항에서는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등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명기한대로 책무를 다하고 자신들의 인권을 소중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한다면 다툼이 있지는 않겠지요.

  근대 프랑스 혁명의 성공으로 대두된 인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한지 약 200여년이 되었습니다. 약 5000년을 기록한 인류의 역사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권의 뿌리라 불리는 서구 유럽에서도 종종 인권 문제에 관련된 갈등이 보도되는 것을 보니 아직 인권이 명확히 이해되고 보장받기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이제 교사는 학생들의 인권도 보장해 주어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합니다. 또 교육을 위한 통제도 불가피 하지요. 하지만, 꼭 힘을 통한 권위를 행사해야만 통제가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뿌리 내린지 60여년입니다. 이제 교실도 점점 더 민주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통제권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비폭력적인 방법, 민주적인 방법으로 우리는 얼마든지 아이들을 지도하고 가르칠 수 있습니다. 힘을 내면 어디에서든 길을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변화의 시기에 혼란스럽지만 나날이 노력하는 우리 교사들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잘 할 수 있다고.


같이 읽기 :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안 원문

            토마스 고든, 교사 역할 훈련, 양철북

            존 듀이, 민주주의와 교육, 교육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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