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이것들은 뻑하면 울어대기 일쑤다. 숙제를 안 해왔길래 벌칙을 받아야 한다고 했더니 억울하다며 나를 흘겨본다. 시험지 채점 결과를 확인하는데 몰래 답을 고치다 걸려놓고는 왜 울어제끼나. 수행평가를 친구랑 같이 하고 싶다는 걸 안된다 했더니 5분 정도 책상에 엎드려 미동도 않는다. 맛 없는 반찬이 나왔다고 울고, 엄마랑 싸웠다고 울고, 친구들이 놀려서 울고, 선생님이 밉다고 울고. 아이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샘은 걸핏하면 폭발이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눈물쟁이들이 없다. 교직 생활 10년차에 접어들며 매일을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낸다. 나는 정말 행복하다. 부동산 정책의 혼란과 인플레이션, 남북 관계 경색, 중미일 사이에 낀 외교에 대통령이 정신 없는 와중에도 아이들은 맑다. 밝고, 순수하고, 거짓말하고, 모른.. 더보기 이전 1 2 3 4 5 ··· 52 다음 목록 더보기